“지금 그 감정, 당신이 느끼는 것이 맞습니다.” 이 단순한 문장이 왜 그렇게 깊게 다가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정혜신 작가의 『당신이 옳다』는 단순한 심리 상담서나 위로의 글이 아닙니다. 이 책은 **고통받는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바라보는 법**, 그리고 **진짜 공감이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강력한 메시지였습니다.
책 제목인 ‘당신이 옳다’는 문장은 단순한 동의가 아니라, **그 사람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흔히 “그건 네가 예민해서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뭐”라는 말로 상대의 마음을 평가하거나 위로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런 말들은 진정한 공감이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상대의 고통을 다루려는 태도**일 수 있습니다.
심리적 타당성 - ‘왜 아픈가’가 아니라, ‘아프다는 사실’ 자체에 집중하라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개념은 바로 ‘심리적 타당성’입니다. 이는 어떤 사람의 고통이나 반응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그 감정 자체는 옳다고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타당성을 인정받는 순간, 사람은 스스로 회복할 힘을 얻습니다.
“당신이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느끼는 당신의 감정은 옳다.” - 『당신이 옳다』 중
이 문장을 읽고, 저는 지금까지 누군가의 감정을 ‘설명하려고’ 했던 제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말없이, 그저 옆에 있어주고, 그 감정을 존중하는 것이 진짜 공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공감의 오해: 조언이 아닌 ‘존재’가 먼저다
우리는 누군가 힘들다고 할 때, 자동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려 합니다. “그냥 잊어버려”, “시간 지나면 괜찮아져.” 하지만 이런 말들은 오히려 상대방에게 “네 감정은 과하니 줄여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정혜신 작가는 말합니다. “사람은 해결책보다, 자신의 아픔을 이해받는 걸 먼저 원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수많은 상담 장면에서 왜 사람들이 눈물부터 흘렸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삶에서 실천한 변화
저는 이 책을 읽은 이후, 가족과의 대화에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특히 아이가 짜증을 낼 때 예전 같으면 “왜 그래? 그런 걸로 짜증 내지 마.”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느꼈구나. 엄마는 네 감정 이해해.”라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아이의 눈빛이 달라지고, 대화의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공감은 말의 기술이 아니라, 상대를 바라보는 태도**라는 것을요.
심리적 CPR - 관계를 살리는 응급처치
책에서는 위기의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심리적 CPR’이라는 개념도 소개합니다. 육체적 CPR이 호흡을 되살리듯, 심리적 CPR은 **무너진 자존감과 감정을 회복시키는 응급처치**입니다.
- C (Connection) – 연결되었음을 느끼게 하기
- P (Permission) – 그 감정을 느낄 ‘허락’을 주기
- R (Recognition) – 그 감정이 ‘정당함’을 인정해주기
이 세 단계를 통해, 위기의 사람은 스스로를 다시 세우는 힘을 얻게 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면, 먼저 그의 존재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함을 이 책은 알려줍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당신이 옳다』는 다음과 같은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
- 누군가의 상처에 공감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랐던 분
- 심리학에 관심 있는 입문자
- 진정한 관계를 만들고 싶은 사람
이 책은 말재주가 없는 사람도, 위로를 잘 못하는 사람도 누구나 ‘공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당신이 옳다’는 한 마디에서 시작됩니다.
마무리하며 - 공감은 기술이 아닌 태도다
『당신이 옳다』는 제게 새로운 언어를 가르쳐준 책이었습니다. 감정의 언어, 공감의 언어, 존재를 인정하는 언어 말이죠. 앞으로도 누군가의 아픔 앞에서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말없이 그 곁에 머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는 시대, 『당신이 옳다』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삶의 안내서입니다. 타인의 고통뿐 아니라, 내 마음조차도 “옳다”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진짜 어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