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곧 사람이다.”라는 말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는 단순히 정보 전달의 수단을 넘어서, 우리의 인격과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지식이나 지위보다도 ‘말하는 태도’가 인간관계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끼게 되죠. 그런 고민이 많던 중, 유선경 작가의 『어른의 어휘력』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좋은 말을 쓰자'라고 권하는 도덕적인 훈계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적이고 섬세한 언어 감수성, 그리고 일상 속 어휘 선택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어휘는 나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책을 통해 가장 먼저 공감한 것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어른다운 어휘력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나이 들수록 쌓이는 것은 경험이지만, 이를 언어로 적절히 표현할 수 있어야 진짜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자는 어휘력을 단순한 ‘단어량’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언어 사용 능력**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 혹은 반대로 관계를 회복시키는 따뜻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예시를 통해 보여줍니다.
‘말센스’가 아닌 ‘말 품격’이 필요하다
책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말센스’, ‘화법 꿀팁’과는 차별화된 관점을 강조합니다. 그저 말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내면의 품격이 자연스럽게 말로 드러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진짜 목표라는 것이죠.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관계가 달라졌다.”
이 짧은 문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 중 하나입니다. 무심코 썼던 ‘그 말’ 하나가 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었는지, 왜 내 말이 오해를 샀는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배운 어휘력의 기술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일상에서 유용한 어휘 선택법을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 “그럴 수도 있겠네요”는 부드러운 반론이다.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는 정중한 의견 표현이다.
- “그래서요?”는 무례하게 들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당연하죠”보다는 “그럴 수 있어요”가 더 관계를 배려하는 표현이다.
이러한 구체적인 어휘 예시는, 단순히 ‘예의 바른 말’을 넘어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나의 감정을 다스리는 언어**라는 점에서 많은 배움을 줍니다. 저도 실생활에서 “그건 아니잖아요” 대신 “혹시 이런 건 어떨까요?”로 말투를 바꾼 것만으로도 상대의 반응이 훨씬 유연해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내 말이 내 삶을 바꾼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중 하나는 이렇습니다.
“어휘력은 나를 위한 무기이자 방패이며, 때로는 타인을 품는 따뜻한 담요다.”
그동안 말은 주로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은 말이 얼마나 강력한 감정 조절 도구인지 일깨워주었습니다. 특히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이나 오해는 ‘무슨 말을 했느냐’보다 ‘어떻게 말했느냐’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저는 대화 중 침묵의 순간도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무조건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어휘로, 적절한 톤으로 말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른의 어휘력』을 추천하는 이유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분들께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 말투나 표현 때문에 오해를 자주 받는 분
- 사회생활, 대인관계에서 말의 힘을 실감한 적이 있는 분
- 감정을 조절하는 언어 습관을 기르고 싶은 분
- 품격 있는 어른이 되고 싶은 모든 분
『어른의 어휘력』은 단순히 어휘를 늘리는 책이 아닙니다. 자기표현과 감정 표현의 품격을 높이는 법을 배우는 책입니다. 말을 바꾸면 관계가 달라지고, 관계가 달라지면 인생이 바뀐다는 메시지가 책 전체를 통해 흘러나옵니다.
마무리하며 - 말은 곧 사람이다
우리는 말로 사랑을 고백하고, 말로 이별을 고하고, 말로 신뢰를 쌓고 말로 관계를 망치기도 합니다. 그만큼 말은 감정과 인간관계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리고 말은 결국 어휘력, 표현력, 말투에서 시작됩니다.
『어른의 어휘력』은 말의 근육을 단련해 주는 책입니다. 성숙한 말은 성숙한 사고에서 나오고, 성숙한 사고는 결국 좋은 어휘에서 시작됩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말의 힘을 다시 믿게 되었고, 이제는 말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진짜 어른이 되고 싶은가요? 그렇다면 먼저, 어른의 어휘력을 길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