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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그리스인 조르바』 – 자유와 본능의 삶을 말하다

by 대빵부자 2025. 7. 29.

우리는 종종 이렇게 묻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 질문에 대해 수많은 책과 철학이 다양한 답을 제시해 왔지만,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삶을 직접 살아낸 한 인간의 방식**으로 답한 작품은 드뭅니다. 이 소설은 논리나 사상보다는 본능, 자유, 생명력 그 자체를 보여주며,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진실을 일깨워 줍니다.

1. 『그리스인 조르바』란 어떤 책인가?

『그리스인 조르바』는 1946년 출간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으로, 실존적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장편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실존주의 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1964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야기는 두 인물—내성적이고 지식 중심적인 화자와, 자유롭고 본능적인 삶을 사는 조르바—의 대조적인 여행을 통해 전개됩니다. 크레타섬에서 광산을 운영하기 위해 함께 떠나는 이 여정 속에서 조르바는 화자에게 삶의 진짜 의미를 가르쳐 줍니다.

2. 조르바는 누구인가?

조르바는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는 글을 읽지 않지만, 세상을 깊이 이해하고, 계산하지 않고도 인간의 본성을 꿰뚫습니다. 그는 사랑하고, 분노하고, 춤추고, 먹고 마시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는 어떤 철학책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삶을 움켜쥐어라." 그의 행동은 때로는 비이성적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이성만을 추구하며 '안전하게' 살아가려는 우리 삶의 빈틈을 찌릅니다.

3. 조르바가 전하는 삶의 철학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조르바라는 인물을 통해 삶의 본질을 깊이 있게 성찰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조르바는 말합니다:

“나는 살고 싶소. 살고 또 살고 싶소. 당신처럼 책상머리에서 사는 게 아니오.”

그에게 삶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살아내는 것**입니다. 그는 '지금 여기'를 살며, 미래나 과거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온몸으로 사랑하고, 슬픔이 오면 가감 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이런 조르바의 삶은 오늘날 **과도한 계획과 통제 속에 사는 현대인**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일과 효율성에 갇혀 본능과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조르바는 말합니다.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선 두려움을 떨쳐야 한다”라고.

4. 조르바와 화자의 대비

작품의 화자는 젊은 지식인으로, 책을 사랑하고 철학을 공부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도덕적이며 절제된 삶을 추구하지만, 점점 조르바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깨닫습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조르바를 경외하며, 그에게서 자유와 인간다움의 본질을 배웁니다.

두 사람의 대비는 단순한 캐릭터 차원이 아닙니다. 이는 **지성 중심의 현대 문명 vs 본능 중심의 자연적 인간**이라는 이분법을 상징합니다. 결국 화자도 조르바의 삶을 통해 ‘살아 있는 삶’이 무엇인지 배우게 되며,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5. 조르바의 삶이 주는 현대적 메시지

『그리스인 조르바』는 단지 과거의 고전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날의 독자에게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입니다.

  • ■ 조르바는 성공이나 명예 대신, ‘경험’ 자체를 삶의 가치로 봅니다.
  • ■ 그는 삶에서 불확실성과 모순을 피하지 않고, 그것마저 삶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 ■ 사랑, 우정, 예술, 노동—all in. 그는 모든 것을 온전히 느끼고자 합니다.

우리는 기술과 정보로 무장했지만, 정작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감각은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조르바는 그 감각을 되찾게 하는 **인간적인 스승**입니다.

6. 자유란 무엇인가?

조르바에게 자유란 단지 법적 권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에게 자유는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삶’이며, 감정도 행동도 누군가에게 맡기지 않는 독립된 인간의 자세입니다.

그는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실수와 실패조차 기꺼이 경험하려 합니다. 자유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며, 자신의 본능을 억누르지 않는 것이며, 때로는 세상의 질서와 맞서는 것이기도 합니다.

7. 조르바의 춤, 인간의 해방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조르바는 춤을 춥니다. 그 춤은 단순한 몸짓이 아니라, 삶을 축복하고 존재를 긍정하는 행위입니다.

그는 실패 앞에서도 춤을 춥니다. 그것은 슬픔의 부정이 아니라, 슬픔까지도 껴안고 나아가는 태도입니다. 이 장면은 많은 독자들에게 가장 큰 감동을 주며, 삶이란 무엇인지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맺음말: 조르바처럼 살아볼 수 있을까?

『그리스인 조르바』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진짜 살아본 적이 있습니까?”

이 책은 삶의 기술이 아니라, **삶을 마주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조르바는 우리에게 완벽하거나 이성적인 삶이 아니라, 진실하고 감정적인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줍니다.

현대인의 삶이 지치고 공허하게 느껴질 때, 『그리스인 조르바』는 하나의 처방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사는 법을 다시 배웁니다.

때때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르바처럼 춤추며 살아보는 것. 그것이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삶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