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섬 티오 이케자와나쓰키
'섬'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설렌다. 왠지 모르게 그렇다. 아마도 섬이 살고 있지 않아서 섬이라는 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섬이라는 말은 여행이라는 말과 같이 들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정작 섬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그 의미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저 그들에게는 매일매일 살아가는 삶의 장소일뿐인 것이니까. 아마도 외국에 나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국이 가고싶은 그리운 곳이지만 여기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변함없는 지겨운 곳으로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때 이곳 남쪽 섬에서 살고 있는 티오에게 섬이란 어떤 존재일까. 이책에서는 십대의 발랄함이 엿보인다. 그러면서 또한 그 나이때의 아이들이 생각해 볼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냥 읽으면 전혀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이야기가 탄탄하고 조금은 판타지적인 측면도 보인다.
가령 미래를 예언하는 할머니라던지 그 할머니가 말해주는 하늘의 사람들과의 대결이라던지 하는 것은 전혀 현실속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이것은 그냥 동화책인가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뒤로 갈수록 나름대로 진지한 문제는 던져주기도 한다. 태풍이 몰려와서 전체가 망해버린 이웃섬.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티오네 섬으로 이주를 오고 이곳에서의 삶에 안주해 버린 그들은 황폐화 되어버린 자신들의 섬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단 한사람 티오의 또래인 그 아이는 혼자서 나무를 찾아서 카누를 만들고 몰래 그곳으로 돌아갈 계획을 꾸민다. 그리고 결국 그곳으로 떠나게 된다. 단 혼자.
그곳으로 돌아가면 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잘곳과 먹을 것이 구비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곳으로 떠난다. 자신이 살던 곳. 무슨 연어도 아닌데 돌아가는 회귀본능을 가진 것일까. 그보다는 그는 남의 손에 의해서 현실 속에서 아무런 일 없이 안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싫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한번 생각해본다. 본문 속에서 그가 무사히 도착했다거나 하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티오의 도움으로 무사히 출발한 것까지만 나온다. 그렇지만 나는 믿는다. 그는 그곳에 무사히 도착해서 자신의 힘으로 먹을 것들을 구하고 태풍에 망가져 버린 자신의 섬을 다시 살릴 것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호텔을 하는 아버지의 덕분에 그곳에서 잔심부름도 하면서 티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때로는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노는 그런 평범한 십대지만 아버지의 일을 도와줄때는 한명의 어른보다도 더 큰 몫을 해낸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티오는 어떤 어른이 될지 그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여러 동물들과 함께 있는 티오가 보이고 전체가 노란빛의 아주 따뜻한 색감으로 칠해져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표지를 보자마자 요즘 즐겨보는 '정글의 법칙'이 생각났다. 병만족으로 사람을 벗어버리고 동물들과 같이 생활하는 그들의 모습. 아마도 티오는 그런 모습을 조금은 닮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같이 해본다.
천국놀이 전동하
제목만 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언뜻 속을수도 있는 책. 나처럼 무슨 내용인지 알고 읽으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책에다가 저런 제목을 붙였는지 궁금해지는 책. 천국은 그저 좋은 것으로만 알고 있는 일반 대중들에게 마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저런 제목으로 삼으면 누구나 마약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도 관심이 있게 되어 버리는 묘한 책. 정말 마약을 하면 천국에서의 놀이를 느낄수 있는지 궁금해 지게 만드는 책.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책. 한국적인 코드에는 맞을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 이 모두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낌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라 마약을 담당하는 검사로부터 직접 원고를 받아서 소설화 시킨 것이다. 그런 만큼 주인공도 있고 그 주인공이 직접 만나는 사람들과 사건들에 대해서 나온다. 중반부까지는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여러 유형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마약이 무에 그렇게 좋아서 사람들은 마약을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 주인공인 검사가 처음 마약 업무를 맡게 되면서 만났던 친구. 처음에는 선처를 베풀어서 마약을 끊었으면 하고 바라던 친구. 그 친구는 결국 끊지 못하고 송충이가 솔잎을 먹듯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만다.
그가 말하던 천국놀이. 마약을 하면 모든것을 잊고 천국에서 있는 것처럼 행복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이야기. 물론 이야기들은 약을 하면 페가망신하고 자신의 인생을 망칠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이 주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가 늘어 놓는 이야기들을 몇 페이지에 걸쳐 할애하면서 솔직히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수도 있겠다는 아주 위험한 생각을 잠시했다.
예전에는 마약이 그리 쉽게 접하지 못하는 세계였다. 그러나 책에서도 밝히도 있듯이 요즈에는 항정신적약물이 등장을 하면서 누구나 쉽게 마음만 먹으면 구할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다. 최근에도 연예인 한명이 속칭 우유주사라고 불리는 약물로 인해 구속이 되었고 몇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환각제인줄 알고 약을 했다는 청순가련형의 연기잘하는 연기자 한명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형을 다 살고 나온 이후 몇번 얼굴을 비치며 연기를 다시 하려고 시도는 했으나 지금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신세가 되었다.
주인공의 친구이면서 이 이야기에서 전체적으로 흐르는 맥락을 잡고 있는 그 이른바 뽕쟁이는 신은 왜 마약을 만들었냐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나는 그에게 말해주고 싶다. 신은 단지 하나의 나무로 그것을 만들어 놓은 것이고 그것을 환각제로 사용한 것은 인간의 의지라고. 그리고 인간에게 있어서 마약은 환각을 즐기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아픔을 잊게 만드는 것이라고. 그래서 말기암환자들에게 또는 수술을 할때 아픔을 조금 덜어주려고 사용하는 것이지 멀쩡한 정신의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 약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마약. 이른바 약이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절대 필요없는 것이다. 조금 포인트가 맞지 않긴 했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중에서 단 한사람이라도 마약의 위험성을 깨닫고 궁금해 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하긴 그런 사람들이 책을 읽을까 그건 모르겠지만 말이다.아예 모르는 게 약이다.
영문법첫걸음
이책을 지은 사람이 한국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받고야 알았다. 우리가 흔히 보는 책과는 전혀 다르게 접근하는 영문법으로 인해서 약간은 혼란스럽기도 했으나 지은이의 이름이 일본식이름인 것으로 봤을때 일본인이 지은 영어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금방 될듯도 하다. 흔히 보는 영문법책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래서 문법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기는 하다. 그렇지만 기초적으로 어느 정도는 아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접한다면 조금은 더 혼란스러울수도 있겠다는 쓸데없는 기우일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영어 그것도 문법을 딱 94개의 법칙으로 정리해 놓은 것을 보면 조금은 알아야 이 책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겠다.
수학을 풀때는 공식을 외워야 한다. 하다못해 가장 기본적인 구구단이라도 외우고 있어야 문제를 풀수가 있다. 부피를 구하는 공식이라던가 원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등 외워야 할 공식이 정말 많다. 그에 비해 영어는 이해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어야 말로 가장 외워야 할 공식이 많은 과목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언어이긴 하지만 말 이전에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로써는 점수를 얻어야 할 과목인 것이다. 이것이 가장 문제점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볼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고 그것으로 사람을 판단하기 때문에 안 할수도 없는 그러한 상황이다.
그런면에서 볼때 이 책은 그 영어에 해당하는 공식을 아주 적절히 잘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 나오는 공식 94개가 결코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것만 마스터하고 나면 기본적으로 고등학교까지 해야 할 문법들은 어느정도 패스할수 있을 듯 하다. 그만큼 정리에 있어서는 또는 암기하기 쉽게 나눠 놓은 책으로는 가장 적격이다. 이 책에서는 중학 3년분의 영문법을 정리해 두었다고 했는데 중학교때의 영문법과 고등학교때의 영문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인 문법의 틀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단어들이 좀더 어려워지고 문법을 활용해서 문장들이 길어지는 것 뿐이다. 결국 문장을 단락으로 나눠놓고 보면 이 책에서 나오는 문법들로도 다 처리가 되는 것이다.
영문법책이면서도 그렇게 많은 문장들을 다루고 있지 않다. 오히려 한글이 더 많다. 수동태가 뭔지 부정사가 뭔지 현재완료나 또는 관계대명사가 뭔지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한국말로 하나씩 짚어서 설명해주는 이 책이야말로 옆에 붙어 앉아 있는 가정교사가 따로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될것이다. 사실 말이 어려워서 그렇지 풀어보면 별거 아닌 것이 영문법이다. 우리가 한국말을 할때도 문법적으로 생각하면서 문장을 만드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렇지만 그것은 다 기본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이 영문법도 마찬가지이다. 한번 이해하고 나면 그 규칙이 어떻더라 하는 것을 외워 놓고 나면 훨씬 쉽게 문장들을 받아들일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수동태나 기타 영문법에 쓰이는 표현들이 전부 한자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그래서 더 어렵게 느끼는 것이다. 법칙을 외우자. 누구나 다 영어를 잘 할수 있게 될 것이다. 해석도 더 쉬워질 것이고 몇개 나오지는 않는 문법문제도 간단히 틀린점을 찾거나 왜 틀렸는지 설명할수 있을것이다.
왼쪽 페이지에는 설명을 오른쪽페이지에는 문제를 두게 편집한 것도 인상적이다. 페이지를 넘겨가며 보지 않아도 금세 볼수 있다. 그렇게 해서 하나의 법칙을 끝내고 넘어가는 것이다. 답을 본문 밑에 두지 않고 따로 처리했으면 하는 생각도 했으나 문장의 순서를 찾거나 하는 문제들이 전부 번호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그렇게 별도로 두면 헷갈리겠다하는 생각도 했다. 결국 이 책의 편집은 가장 이 책의 목적에 맞게 되어 있는 셈이다. 영어를 분명 잘 하는데 문법이 어렵다는 친구들 또는 어려서부터 영어를 시작했지만 문법은 모르겠다는 친구들. 그런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한권이면 대충 가장 어려운 문법은 어느정도 다 커버가 될 것 같다. 새로우면서도 익히기 쉬운 문법책. 정말 쉽게 끝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