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의 웨딩드레스 피에르드메트르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서는 한 남자가 어떤 여자를 좋아해서 드레스를 선물하는 아주 달달한 연애소설이겠구나 하는 아주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했었다. 그리고서는 저자를 보니 어라. 피에르.. 그 '알렉스'의 피에르... 그렇다면 이 책은 연애소설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장르소설. 나의 취행과 딱 맞는 그리고 알렉스를 미친듯이 읽어댔던 나로써는 더욱 환영할만한 그의 다음 작품이지 않은가. 이 작가에 대한 나의 기대는 전혀 엇나가지 않았다. 알렉스를 능가하는 작품의 구성, 읽히는 감도 미친듯이 읽히는 것이 알렉스보다 뛰어나면 뛰어낫지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것은 알렉스에서 활약을 보여 주었던 키가 작은 형사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뒤쫓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과는 별도로 도망치는 한 여자와 그에 얽힌 한 남자와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캐릭터가 끼어들 틈이 없다. 딱 두명의 캐릭터가 나온다. 소피와 프란츠. 처음엔 소피의 이야기로 그다음에는 일기 형식의 프란츠 이야기로 그리고 마지막 두 장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편집을 해두었는데 소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약간 의아했다.
기억이 군데 군데 뚫린 여자. 그녀는 무언가를 잘 잃어버리고 어디 두었는지 기억도 하지 못하며 자신이 한 일을 전혀 알지 못하는 어떻게 보면 완전 정신 나간 여자라고 할수 있겠다. 그래서 그녀의 행적을 쫓아가며 읽어가자니 나까지 정신이 나간듯 뭐 이런 여자가 다 있나 하는 생각으로 조금은 헷갈렸다. 번역이 잘못된 걸까 아니면 정말 이런 여자가 있는 것일까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그녀가 한 아이를 봐주는 일을 하면서 조금 나아졌는데 그게 문제였다. 그녀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시간에 그녀는 아이를 죽인것이다. 아무 생각이 없는데 깨어보니 아이가 죽어 있는 것이다. 대체 그녀는 죽은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걸까. 그 전날 자신이 아이의 뺨을 때리고 그 미움이 커져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를 죽인 것일까?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정도 해보지만 언뜻 보이는 아이의 졸려진 목에는 자신의 등산화 끈이 걸려있다. 이러고도 내가 죽이지 않았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결국 그녀는 이 모든 것들을 뒤로 한채 도망을 가기로 결심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살인자가 되어 경찰에 쫓기는 몸이 된 것이다. 이 내용만 보면 일본작가의 '골든슬럼버'와도 아주 비슷한 유형을 보인다.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죄. 그러나 자신이 저지른 것 처럼 보이는 죄. 그로 인해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망자가 되어 자신의 생활을 잘 할수 없는 경우. 비슷하다. 그렇지만 그 느낌은 프란츠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두번째 이야기부터 완전히 바뀌게 된다.
2000년 1월의 어느날 부터 시작하는 일기장에는 그가 소피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쫓아다니고 그녀의 모든 것을 망가뜨리는 장면이 아주 세세히 나온다. 앞에서 보았던 소피의 정신 나간 행동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아니 이해가 되는 것을 넘어서 프란츠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그의 행동은 잘못 되어 있다. 정신이 나간 것은 소피가 아니라 프란츠 인 것 이다. 4년만에 그는 소피를 만나고 그녀를 가지게 된다. 과연 그는 왜 대체 소피의 삶을 망가뜨리고 그녀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죽이고 그녀를 죽이고자 하는 것일까. 그가 가지고 있는 엄마의 웨딩드레스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지만 사건들 보다는 사람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에 맞춰 읽어가야 하는 책이다. 결국 소피는 프란츠의 손에 죽는 것일까. 그에 감춰진 이야기는 무엇일까. 긴장을 놓치 말고 끝까지 쭉 따라 읽어야 한다. 책을 잡자마자 시작해서 두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한번 잡으면 쉼없이 내쳐 달려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다.
미국교과서 읽는리딩 pre-k 1
키출판사. 내가 언젠가부터 굉장히 의지하고 있는 출판사이기도 하다. 주로 미국이나 영국의 출판사들의 책을 사용하고 있던 내게 한국출판사 책도 쓸만하다 , 믿을만하다라는 인식을 가지게 해준 출판사이기도 하고 그 이후부터는 이 시리즈만 고집해서 쓰고 있기도 하다. 처음에 기본적인 체계만 가지고 있을때 약간은 촌스러운 책표지였을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좋은 책만을 만들어 내고 있는 출판사이기도 하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요렇게 해 주었으면 했을때 그 입맛에 딱 맞는 책을 내주기도 한다.
리딩단계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을 무렵 꼬마 아이들을 가르치는 책이 필요할때 pre시리즈가 나왔다. 조카들은 어려서부터 영어를 공부했는데 그들에게 기본을 잡아 줄 필요가 있었을때 필요한 책이었다. 그리고 새로 이제 영어라는 것을 막 알아가는 아이들을 가르칠때도 딱 필요한 책이었다. 이런 교재가 없어서 주로 영미권의 책을 사용해왔던 나에게 필요한 책이기도 했다. 주로 단어중심의 책들의 시리즈를 통해서 단어들을 알았다면 이제는 문장으로 도전해야 할 차례. 그렇지만 바로 시작하기에는 k시리즈의 책이 조금은 어려운 면이 없잖아 있었다. 그래서 그 단계에 맞는 스토리북을 중심으로 수업을 해왔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듯이 이번에 pre k시리즈가 나오게 되었다.
단어중심의 시리즈보다는 약간 어렵게, 그리고 문장중심의 시리즈보다는 약간 쉽게. 그게 난이도를 조절하기가 쉬운 일이 아닐텐데 적당히 조절해 가면서 이 역시도 시리즈도 펴내어서 단계를 조절하기가 좀더 쉽게 만들었다. pre의 6개의 단계를 4개로 줄여서 4개의 단계로 구성된 k시리즈에 맞추었다. 이 책 역시도 키출판사의 시리즈에 맞게 교과서별로 나누고 있다. 처음에는 사회과목으로 날씨와 직업등에 관한 이야기가 있고 두번째 챕터에서는 과학 과목, 마지막으로는 문학과 미술 그리고 수학과목들이 모여져 있다. 그래서 챕터별로 여러 과목을 골라가면서 수업을 할수도 있고 그냥 일반책처럼 처음부터 차례대로 할수도 있다.
나는 일반적으로는 앞에서부터 시작해서 뒤로 넘어가는 편인데 아이들 중에서는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과목을 먼저 하려는 겅향을 가진 아이들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굳이 말리기 보다는 그 부분부터 시작해도 상관이 없다. 한 책에서는 난이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굳이 차례를 지키면서 할 필요가 없는 것이 이 시리즈의 장점이기도 하다. 이번에 나온 책은 정말 딱 pre와 k시리즈의 중간정도의 레벨이다. 리딩 부분에서 나오는 문장들이 4줄을 넘지 않는다. 물론 노래를 부르는 부분에서는 훨씬 많은 문장이 나오지만 노래의 특성상 한번 듣거나 읽어주면 웬만큼은 따라 부르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해서 단어를 놓치지도 않게 꼼꼼이 짚어주고 있어서 새로 나온 단어들이나 앞의 시리즈에서 했던 단어들을 다시 한번 볼수 있는 기회도 된다.
뒤에 나온 단어 리스트를 통해서 다시 한번 짚어줄수도 있고 또는 이 리스트로 시험을 볼수도 있겠다. 씨디와 숙제책은 당연히 따라오는 센스. 요즘에는 씨디가 없이 그냥 엠피파일로 올려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이 듣기에는 씨디가 좀더 편한 경향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댄계나 정말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이라면 유치원 단계에서도 시작할수 있는 정도. 앞으로도 키출판사 하면 당연히 믿고 쓸수 있는 책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며.
미국 초등 교과서 핵심 지식 G6
전에 이 시리즈의 책을 한번 본적이 있다. 근래 들어서 모출판사에서 나온 미국교과서 읽는 리딩이 인기를 끌었고 그 시리즈가 괜찮고 수업에 쓰기도 좋아서 꽤 애용하는 편이기도 했다. 그러던 참에 같은 미국교과서이기는 한데 핵심지식이라는 말에 이끌리어서 무엇이 다른가 싶어서 보았던 참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조금은 뒤통수를 치는 내용이었다. 내가 앞에서 언급한 책은 한국출판사에서 만들었고 그래서 한국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편집이 된 책이라면 이 책은 일단은 지은이가 미국인이고 이 책이 우리나라에만 팔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팔리는 책이고 수업용으로 사용할수도 있지만 그냥 일단은 읽기에 좋은 책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분명히 초등학교 2학년에 볼만한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책 두께는 어마어마 했으며( 내가 평소에 읽기 좋아하는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좋은 스릴러나 범죄소설의 두깨만큼 된다. 물론 크기는 그보다 더 크고) 단 하나의 설명이라기보다는 각각의 교과목 별로 앞에 인트로가 붙어 있을 뿐이었다. 물론 한국판이니 만큼 뒷편에 부록겸으로 달려있는 것이 이 모든 책의 해석. 딱 그뿐이었다. 이 책이 괜찮으면 교재로 사용해볼까 하는 생각에 반기를 드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전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는 책 답게 내용은 미친듯이 탄탄했다. 각 과목별로 나누어진 이야기에서는 여러가지 전문분야의 이야기들이 실려있었고 그럼으로 인해서 이 책을 다 읽으면 훌륭한 백그라운 지식을 갖게 되리라는 것도 명확했다.
전에 내가 지적했던 부분은 이 책을 수업용으로 쓰려면 적어도 워크북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G6도 그냥 나온걸 보니 교재용으로 쓰기 보다는 리딩용으로 쓰라고 만들어진 것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아니면 교재로 쓰고 싶어하는 본인이 직접 만들던가. 아마 개인적으로 가르치는 사람들보다는 학원에서 쓰기에 더 좋은 교재가 아닐까 한다. G2와는 다르게 6는 일단 기본적인 과목은 비슷하다. 문학과목으로 시작해서 아트와 뮤직과 수학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확실히 더 어려워졌고 그에 따른 단어들의 쓰임도 확실히 다르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수준에 맞추자면 아마도 영어를 좀 잘하는 6학년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영어를 잘하는 중학생들이 봐도 분명히 좋은 교재이다. 수준이 되지 않는다면 중학생들에게도 어려운 교재임에는 틀림없다. 나같은 경우에는 다른 과목은 그럭저럭 보겠는데 맨 앞 부분에 나오는 문학과목에서 나오는 시는 영 따라잡기가 애매했다. 분명 쉬운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 나름의 특유의 문법이랄까 정확히 해석하면 할수록 더 이상해지는 그런 상태인 것이다. 학교 다닐때 영시 과목을 배웠어야 했다. 지난번 책을 볼때도 시는 건너뛰고 그 다음 이야기인 신화나 스토리부터 시작했는데 이책은 조금은 더 심해졌다. 그래서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시 부분은 패스 하고 내가 좋아하는 과목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장점은 그것이다. 여러 과목이 한권으로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 볼때는 두껍고 무겁고 힘들어 보이지만 원하는 대로 내 입맛에 맞게 찾아서 읽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점이다. 나는 좋아하는 과목인 과학부터 시작했다.(한국책에서는 과학 과목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미국교과서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그 중에서도 생물이 나오는 부분만 골라서 읽는다. 화학은 그나마 볼수 있고 물리학은 여전히 어렵다.) 그리고 수학은 가장 싫어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영어로 풀어 놓은 수학은 어렵지 않다. 기본적인 부분을 영어로 설명하고 있기 대문에 수학을 푼다는 마음보다는 영어를 읽는다는 마음으로 본다.
지난번 단계가 아주 쉬운 기초단계였다면 이 책에서는 소수전이 있는 숫자의 곱셈 등 사칙연산을 다루고 있다. 대칭부분도 나오고 원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 같은 것도 나온다. 한국의 수학은 이런것을 몇학년때 배우는 지는 잘 모르겠다. 언뜻 보면 파이를 비롯해 말도 안 되는 단어들이 잔뜩 쓰여져 있는 것 같이 보이는 수학과목이지만 숫자를 보면 여기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금세 감을 잡을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한다. 영어로 각 과목을 수업하고 싶으신분들. 깊숙이 들어가면 알수 없지만 얉지만 넓게 알고자 하시는 분들. 그런 분들에게는 시리즈별로 다 구비해 놓고 보시면 아주 좋을책이다. 특히 피아노 선생님들 중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로 수업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있다면 시리즈의 음악과목 부분만 보셔도 충분하리라 생각이 든다. 한번에 다 읽기는 어렵지만 두고두고 필요할때마다 볼수 있는 책. 수업이라는 테두리에 갇히기 보다는 넓은 지식을 쌓기 위해서 볼수 있는 책이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초등학교 교과서이지만 비단 초등학생이 아닌 어른들에게 더 많이 필요한 책이 아닐까.
지난번에 비해 훨씬 다양화되고 필요한 단어들이 더 많은 G6를 보면서 왜 이 책이 전세계에서 극찬을 받았는지 확실히 알게 된 시점이었다. (참고로 이책은 다른 리딩 책처럼 밑에 모르는 단어가 설명되어 있다거나 뒷부분에 새로운 단어 설명이 있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그것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으나 전체적인 느낌을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