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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패러독스 13, 신데렐라 카니발, 그램그램 영문법

by 대빵부자 2023. 10. 15.

패러독스 13

이 책을 두고 누군가가 서평을 써둔 것을 읽었다. 그분은 이 책을 '눈먼자들의 도시'와 비슷하다고 했다. 나는 그 책을 읽었고 당연히 나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비슷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이야기가 흘러가는 컨셉이 비슷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책보다 더 비슷한 이야기를 보았다.

 

아마 올해 읽었던 책으로 기억되는대 한국작가의 책이었고 작가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책 제목은 잘 알고 있다. '적막의 도시'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던 그 책은 하루 아침에 이 세상에 자신이 혼자 남아버렸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이어졌었다. 그래서 나는 그 책을 읽으면서 영화 '나는 전설이다'를 연상했었고 영화에서는 좀비가 등장을 하지만 책에서는 그런 이상한 생명체는 등장을 하지 않으니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다. 어느 책에 먼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상으로 한국책은 한참전에 나왔고 이 책은 이번에 나왔지만 일본에서 나온게 언제인지 모르겠으므로- 이야기의 컨셉이 아주 닮아있다. 눈먼자들의 도시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판박이다. 단지 하나 차이점이 있다면 그 책은 단 한명. 주인공이 혼자 남았고 이 책에서는 자그마치 13명이 살아 남았다는 것이다. 패러독스 13이라는 숫자에 맞추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그 시간이 13초라서였을까 살아남은 사람 수도 똑같이 13. 우연이라 볼수는 없고 작가가 일부러 의도하에 맞춰놓은 숫자이리라 틀림없어 보인다.

 

이미 한국작가의 책을 읽은 나는 2부에 확 달라지는 스토리 덕분에 이 책에서도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의 상태를 이미 알고 있었고 나중에 그들이 어떻게 될지 조금이나마 짐작할수 있었다. 아마도 나처럼 '적막의 도시'를 읽은 사람들이라면 다 짐작할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눈먼자들의 도시'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눈이 안 보이게 되었던 사람들이 마지막에 눈을 뜨게 된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일어나긴 한다. 그런 맥락으로 되집어 본다면 여기서 살아남은 13명의 사람들도 결국엔 자신들이 살던 세상으로 돌아가던가 아니면 죽던가 할거라는 것을 짐작할수 있다. 그 반대의 경우로 예상을 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커다란 반전을 기대한다면 그건 너무나 뻔하다. 비슷한 류의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와버린 까닭일까 아마도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잘 많이 읽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오 획기적인 이야기가 어떻게 이렇게 연결될수가 있지 하면서 놀라와 하기도 하겠으나 그렇지 않고 비슷한 류의 스토리를 많이 보아온 사람들이라면 자칫 질려버릴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렇게만 연결한다면 그것은 게이고가 아니다. 그의 특유의 매력으로 이 이야기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또한 중간중간 어려운 상황이 닥칠때마다 그는 13명중에서도 리더격을 맡은 사람의 입장에서 하나하나 대변해주고 있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생각하는 선이라는 것이 환경이 바뀌면 그것 자체가 인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 이 곳에서만 통용되는 것이지 세상이 바뀌면 그것이 어느 새인가 다른 의미로 바뀌어 버린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변화로 인해 단 13초가 사라지게 된 지구. 사람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이를 알리지 않지만 그럼으로 인해서 13명의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 사실을 모르는 그들은 단지 그들 주위에서 사람들이 사라진 것으로 오해를 하고 살아남은 그들은 모여서 다른 사람들을 찾기 위해 아니 자신들이 살기 위해 전쟁보다도 더 엉망이 되어 버린 거리속을 헤매게 된다. 그들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 것이며 자신들이 살던 사회로 돌아갈수 있을까. 잃어버린 13초를 찾아서 모든것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재난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지진과 폭우에 시달리면서 먹을 것을 찾아내고 쉴곳을 찾아내서 이동하는 그들. 노부부를 포함해서 어린 아이에 아기까지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과연 살아 남을수 있을까. 한명의 손해도 없이 끝까지 이끌어 갈수 있을까. 단지 살아남는 것에만 급급해진 이야기는 이들이 13초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급변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는 것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내가 살아가는 데에도 선택을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작게는 먹을 것을 선택하는 일부터 크게는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일까지. 모든 것을 다 해볼 수는 없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신이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늘 남는 것이다. 그러니 박완서 님은 얘기하셨다. 가보지 못한 길이 더 아름답다라고... 절박한 상황 속에서 결정은 더 어렵다. 그렇지만 더 중요하다. 자신의 결정이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고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목숨까지도 결정하게 만든다. 어렸을때 팀을 짜서 몇명의 사람이 배에 있는데 한명을 버려야 살수있다. 누구를 버릴래. 하는 토론 게임을 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도 나는 결정을 잘 못하곤 했었는데 패러독스 즉 역설의 시간 속에서 나는 갇혀 버린채 방황하고 있다... 어느 것이 절대 선인지 결정하지 못한 채로.

 

신데렐라 카니발

마이클코넬리,할런코벤,요네스뵈. 이런 사람들의 이름만 듣고 공통점을 찾으라면 찾을 수 있을까. 아마도 이들의 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금세 답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생각한 그들의 공통점은 범죄소설 작가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책들이 모두 끔직하게 잔인하지만 재미있다라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그런 범죄소설을 보는 사람들은 다 조금씩 자신의 안에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할테지만 그렇지만 재미 있는 것을 모르고 나만 모르쇠 하고 지나칠수도 없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책을 좋아하고 보는 걸 외면할수는 없다. 이런책들이 많이 팔려서 이 세상이 점점 더 악해지는 걸까 라는 생각이 미치기도 하지만 모든것을 그들의 탓으로 돌릴수는 없는 일이다.

 

범죄소설엔 언제나 피해자가 등장을 하고 그들을 구해줄 사람들이 등장을 한다. 그 역활을 대개가 형사가 맡기 마련이고 그래서 형사를 주인공으로 해서 시리즈가 생기곤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인이다. 미국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맛을 들였다면 이제는 유럽쪽으로 넘어왔고 뉴질랜드 작가의 책까지 읽어보았다.

 

독일작가는 처음은 아니다. 우리에게 넬레라는 이름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라는 책이 있다.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평을 했고 그 평에 힘입어 나도 책을 본 적이 있다. 결론은 확실히 재미있다였다. 이 책을 그책과 비교해 어느게 더 낫다라고 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 결론은 둘다 좋다. 독일식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기억하지 못할정도라서 읽는 속도를 떨어뜨리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가 느슨해져서 뒤로 갈수록 맥이 빠지지도 않는다. 큰 반전이라고는 할수 없지만 끝까지 범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서 누군지 모르게 예측을 하라고 떠다민다.

 

사실 처음에 얼마 읽지 않아서 범인이라고 짐작할 만한 인물이 나오기는 한다. 그렇지만 이런 요형의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이라면 그 사람이 진범일리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곳에서 범인을 찾는다. 분명히 한번쯤은 나왔을 사람이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범인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그 경우에 맞아 떨어져서 내가 놓친 사람이 범인이 될때도 있고 그와는 별개로 한번도 나오지는 않았지만 죽은 피해자와 연관성이 있는 사람이 마지막에 짜잔 하고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인 경우가 좀 황당하게 느껴지는 경우인데 작가는 범인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쓸수 있지만 읽는 사람으로써는 도저히 생각할수도 없는 상황에서 범인이 나타나서 내가 그랬소 해버리니 막막한 것이다. 물론 친절한 작가들은 충분한 복선을 깔아둔다. 그래서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찾아갈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잘 쫓아갈수 있도록 클루를 주는 것이다. 얼마만큼의 이야기를 던져서 독자들을 잘 이끌어 갈수 있는가. 그것이 매력적인 글을 쓰는 작가와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라 할수 있겠지.

 

여학생 세명이 모여서 공동으로 사는 집에서 파티를 한후 한 여학생이 살해된다. 그날 파티에서 함께 어울린 건 다른 세명의 남자들.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던 사람도 있고 그저 친구였던 사람들도 있다. 한명은 알리바이가 워낙 명확해서 제외. 그리고 죽은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네명은 살인죄가 성립되어 각각 감옥으로 보내진다. 이야기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그로부터 2년후. 다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이번에는 엄마집에서 같이 살고 있던 한 남자. 예상치 못한 공통점을 발견하고 이 사건은 2년전의 사건과 연관된다. 과연 그들은 2년전 제대로 된 진범을 찾은 것일까 아니면 다른 범인이 다시 있는 것일까.

 

이야기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노래가 계속 나온다. 심지어 그 노래의 가사도 나온다. 음악을 소재로 딱히 잡지는 않았지만 음악이 중요한 힌트가 된다는 점은 왠지 '미스테리오소'와 닮아있다. 죽은 사람들이 있는 곳마다 울려퍼지던 하나의 노래. 그 책은 범인이 좀 허무한 사람이긴 했지만 그렇게 밝혀지기 전까지는 꽤나 긴박감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은 여형사 율리아의 시리즈중 마지막 작품이다. 솔직히 앞으로도 계속 나올것이라 마지막이라는 표현은 어불성설이긴 한데 이 작가가 이 책을 쓰다가 유명을 달리 했으니 그 작가의 입장에서는 마지막 작품이 될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다니엘 홀베라는 다른 작가가 연속해서 계속 썼는데 중간에 이어서 쓴 것 치고는 어디 이상한 곳 없이 잘 흘러간다. 그리고 그가 쓰는 율리아 시리즈도 기대가 된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먼저 기대가 되는 것은 이글의 원래 작가 프란츠의 율리아 시리즈이다. 생각보다 꽤 많은 율리아 시리즈가 있었다. 차례대로 앞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율리아라는 형사가 어떻게 일을 하게 되었으며 그녀의 성격은 어떠한지 동료와의 호흡은 어떠한지 무슨 사건때문에 쉬게 되었는지 그녀에 관한 궁금증이 많아진다.

 

그램그램 영문법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운다는 것은 어렵다. 즉 영어라는 것은 배우기 어려운 언어중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할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다가 영문법 책은 너무나도 많이 나와있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문법책은 절대없다. 그것이 문법책의 단점이고 아이들이 영어를 싫어하는 계기가 되어버리기도 하는것이다. 그렇다고 문법을 공부하지 않으면 글 자체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수 있어서 안 배울수도 없다.

 

그런 단점을 보완해주는 것이 이책이다.일단 만화로 되어있어서 재미는 보장하고 시작할수있다. 책을 읽지 않는 친구들도 만화는 좋아하니까 부담없이 읽을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때 만화 학습이라는 분야가 아이들의 공부를 좀더 쉽게 만들어 주었다고 볼수도 있겠다. 그런 유행에 편중했다고도 볼수 있겠지만 이 책은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예전에 백과사전 두듯이 다들 한권 이상씩은 가지고 있고 전 시리즈를 다 가지고 있는 집을 찾아보는 것도 어렵지는 않다.

 

이 책은 원래 기존에 있는 책을 작게 미니북으로 만들어서 보기 편하게 해두었다. 오래두고 볼 사람들은 원래 크기의 책을, 쉽게 두고 보려면 미니북을 선택하면 되겠다. 원래 크기의 책은 종이의 질을 조금 더 빳빳한 질감으로 만들어서 아이들이 험하게 보더라도 금세 헤어지지 않게 되어 있다. 이 책은 크기도 작고 그에 맞게 종이질도 신문종이의 질을 사용해서 크기에 맞춰서 무게도 가볍고 가지고 다니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세명의 친구들의 모험을 통해서 영어를 알아가는 것이다. 내가 본 1권에는 명사에 관련된 내용인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쉽게 느끼는 부분인만큼 쉽게 시작할수 있겠다. 어떤 언어이든지 간에 어려운 부분은 동사에 관한 부분들이 어렵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명사 부분은 아주 쉽다. 기존에 자신의 주위에 있는 것들을 돌아보면 전부 명사이기 때문에 쉽게 할수 있고 접할수 있기 때문이라 할수도 있겠다. 그런 면에서 시리즈의 제일 처음이 명사인 것은 아주 강점일수가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친구 보다는 영어를 조금 배워서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진 친구가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뛰어난 친구가 보기에는 약간 쉬운 면도 없지 않고 즉 영어에 대해서 조금 아는 친구가 보면 좋을 정도이다. 영어가 어떤 것인가를 알고 일단 파닉스나 워드 정도는 알고 시작해야 헤메지 않고 시작할수 있을 것 같다. 요즘은 워낙 실력이 좋은 친구들이 많다보니 학년보다는 자신의 실력에 맞추어서 선택하면 좋을 듯 하고 한꺼번에 모든 책을 사기 보다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의 한권씩을 찾아서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