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후기

어밴던 맥케봇, 쿠퍼수집하기 폴클리브, 탐정영화 아비코다케마루

by 대빵부자 2023. 10. 13.

어밴던 맥케봇

이름 있는 작가의 책은 항상 기대감을 높인다. 단지 작가이름만 보고도 그 책을 살까 말까 하다가 보는 경우도 생긴다. 그만큼 그 작가에 대해서 믿는다는 것이다. 내게도 그런 작가가 몇 있다. 주로 일본작가가 많은데 에쿠니 가오리의 글은 반드시 읽는다. 지나치치 않는다. 그리고 미미여사의 글은 새로운 책이 나왔을 때마다 보는 편이다. 이 책의 작가인 맥케봇은 나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그렇지만 <프린세스다이어리>의 작가라고 하면 금방 생각이 난다. 또한 이 작가는 어른들을 위한 책 뿐 아니라 청소년들을 위한 책에도 일가견이 있다. 양쪽의 입맛을 다 맞추기란 쉽지가 않은 일인데 대단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사실 이 책이 삼부작의 첫번째 책인줄 알았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자고로 연속적으로 이어진 글은 끝이 날때까지 만족한 결론이 날때까지 계속 봐줘야 맛인데 그렇지 못하면 그 궁금증이 더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 만화책이 나올때도 꼭 완결이 된 것만 봤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이 책 어벤던은 2부 언더월드가 이미 나와져 있지만 한국판으로는 곧 나올 예정이고 3부인 어웨이크는 한참 글을 쓰고 있는 중일 듯 하다. 그걸 모르고 1권인 어벤던을 본 지금 나는 곧 2부인 언더월드를 보고싶다.

 

1부가 주로 주인공인 피어스의 시점에서 이 땅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면 아마도 제목으로 보아하니 2부는 존의 시점에서 지하세계를 그리고 있을 듯 하다. 그리 판타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예 가려서 보지도 않는 편이라 유명하다거나 아니면 조금 인기가 있다거나 아니면 관심이 가는 책은 보는 편인데 최근에 본 것으로는 <부러진 용골>이 그나마 나은 평을 줄수 있겠다. 그 책은 판타지에다가 추리적인 요소를 접속하여서 새로운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기본적으로는 탄탄한 추리소설의 뼈대를 가지고 있으면서 시대적이나 공간적인 배경을 판타지적인 요소로 잡아 놓아서 책을 읽는 내내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도 판타지적인 요소에 신화적인 요소를 결합하여서 재미를 추구하고 익숙함을 줄 수 있었다. 누구나 많이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에 보면 지하의 신 하데스가 아름다운 필로폰네스를 납치하고 그로 인해 이 땅에는 그녀의 어머니가 상심하여서 결국 4계절이 생겨났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도 그 골격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하데스는 아니면서 그 중간단계에 이르는 곳 의 하나를 관리하는 존이라는 친구가 등장을 하고 인간인 피어스라는 십대소녀가 한명 등장한다.

 

존이 사랑하는 피어스, 단지 그 관계로 인하여 그녀는 죽음의 협박을 계속 느끼게 되고 존을 그녀를 구하기 위해 항상 그녀의 주위를 맴돌게 되는데 결국 그녀는 마음을 돌려서 존을 받아 들일 것인가. 그 둘의 사랑은 정말 이루어질 수 있을것인가. 존은 과연 그녀는 끝까지 지킬수 있을 것인가. 그녀를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서 지하세계로 데려간 그. 지하세계에서는 그 둘에게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과연 그녀는 그곳에서 안전할 수 있을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면서 서로간에 죽고 죽이는 것이 당연시되는 이야기. 궁금하다.

 

한가지 더. 이 책에는 판타지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몇컷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들어 있다. 처음에 봤을때는 약간은 섬짓한 느낌도 들고 밤에 보니 으스스한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그림에 매료되어 누가 그린것인지 궁금해졌다. 그 그림으로 인해서 약간은 만화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나름 판타지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음에는 틀림없다.

 

쿠퍼수집하기 폴클리브

추리소설은 전통적으로 영국이 강세였지만 스릴러는 아무래도 미국쪽이 더 강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요즘은 그 모든 것들은 한꺼번에 합해서 추산하고 있는 듯 하고 책을 읽다보면 딱히 이게 추리다 아니면 스릴러다 아니면 범죄다 하고 분리하기도 애매한 것들이 많아서 그냥 미스터리까지 한번에 모아서 장르소설이라고 나름대로는 칭하고 있기도 하다. 그 추세는 밀레니엄이 나온 이후로 유럽쪽으로 옮겨 가서 넬레 노이하우스같은 작가들의 작품이 인기가 있기도 하고 요네스뵈같은 작가의 책이 한동안 강타한 적도 있었다.

 

유럽의 조금은 어두운 날씨 형태를 반영하듯 주로 어둡고 가라앉은 느낌의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 추세가 요 작은 섬나라로 옮겨와야할듯 싶다. 작다고 해도 한국보다 몇배 더 큰 나라 뉴질랜드. 사람들이 다들 여행을 가고 경치가 좋다고 생각할뿐 그속에 숨겨진 이면을 잘 보지 못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내가 살았던 곳이지만 나에게도 생소한 부분들이 많이 보여졌기 때문이기도 할것이고. 그곳에 있는 동안 교도소도 언뜻 지나가기가만 했지 있다는 것 자체도 모르고 살았으니 말이다. 이 책의 배경은 뉴질랜드 그곳 중에서도 남섬이다. 크라이스트처치. 경치가 아름답기로는 한손에 꼽히는 곳. 그렇지만 얼마전 일어났던 지진으로 말미암아 그 모든 것들을 잃어야만 했던 곳. 지금은 얼마나 복구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때 당시 다 무너진 상태가 떠올려진다.

 

이 책을 읽기 바로전 읽은 [그남자의 웨딩드레스]에서는 딱 주인공이 두명 나왔다. 남녀주인공 각기 한명씩. 이 책은 거기서 두명쯤 더 보태면 된다. 범죄심리학 강사와 그를 납치한 범인. 그리고 카페에서 납치된 십대소녀 하나와 몇년전 그 십대소녀에게 교통사고를 당하게 했던 전직 경찰. 이 네명의 얽히고 섥혀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대체 범인은 왜 그를 납치한 것일까. 또 그와 함께 가지고 간 잘려진 엄지손가락이 든 병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십대소녀는 누구에게 납치가 된 것이고 그를 찾아서 수사를 시작한 전직경찰은 과연 그녀를 찾아낼수 있을까.

 

전혀 상관없이 생긴 이 네명 사이에도 그들만의 관계가 있다. 전혀 별개의 두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는다. 따로따로 존재해가던 이야기는 어느샌가 같은 이야기로 뭉쳐져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다. 이 네명 사이에 흐르고 있는 이야기를 찾아가야 한다. 그녀는.. 이렇게 설명하다가 나중에 누구인지 밝히고 있어서 누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헷갈리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 나름대로 찾는 매력이 쏠쏠하다. 아마 원작에서는 대명사로 표기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은데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미리 밝혀두지만 교수를 납치한 범인은 정신이 온전치 않다. 그렇다고 해서 패럴림픽에 나가는 그들처럼 정신지체가 아니고 약간은 일반 사람들과 생각하는게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로 말미암아 그는 격리되어서 가두어진채 생활을 했었다. 그곳에 폐쇄되기 전까지. 실제로 이런 장소가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넓은 땅에 인구가 얼마 없는 그곳을 생각해봤을때 그리고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고 생각을 해 봤을때 이런 장소도 영 없을 것 같지는 않다. 작가가 실제로 어떠한 곳을 보고 영감을 얻어서 글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런 장소가 있다면 보고 싶어질 것도 같다. 그냥 궁금할듯도 하다.

 

그리고 후반부에 보면 십대들의 음주문화와 폭주문화가 나온다. 사실 그냥 읽다보면 이 부분은 굳이 없어도 되는 부분인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음주제한 나이를 낮췄다는 법이야기를 적어 놓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작가는 그 나라의 법에 비판을 하고 싶었나 보다. 십대들의 음주가 가장 많은 나라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 그것은 한국이 아닐까 한다. 그 나라는 법으로 제한을 낮췄지만 우리나라는 낮추지 않아도 동네 어디서나 술을 팔고 제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 나라는 엄격한 제제를 한다. 그건 내가 경험해봐서 더 잘 아는 것이고. 그래서 작가는 뒷부분에 그런 십대들의 잘못된 문화에 과한 이야기를 적음으로 해서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리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납치와 살인사건속에서 정신이상자들의 인권이 녹아있다. 그들을 어디까지 인정해주고 어디까지 제한해줘야 하는지. 이 책은 재미도 있지만 읽고 난 후에도 여러가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임에 틀림없다. 새로운 작가를 또 한명 알게 되서 반갑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것이 더 반갑다. 한국에서 번역된 책이 처음이라고 하는 듯 한데 다른 책들이 또 나오길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나오지 않는다면 아마도 원서로 사서 읽어야 할 정도로 기대가 되는 그의 글이다.

 

탐정영화 아비코다케마루

사실 이 책을 읽기전 누군가가 써놓은 이책의 서평을 읽었다. 다소 비판적인 내용이어서 이책의 재미를 지레짐작했고 두권이 같이 온 상황에서 이 책의 평이 별로였다는 생각에 재미가 없을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먼저 집어 들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 누군가의 편견이었다. 그 사람에게는 재미가 없고 지루하고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한권의 영화였다. 밤 12시가 넘어 읽기 시작한 책은 새벽을 타고 결국 마지막에 엔딩을 보고 자게 만들었다.

 

이 책이 지금 이 시점에 쓰여진 것이 아니라 지금으로부터 십수년전에 쓰여졌다는 것도 이 책의 평가를 높이게 했다. 지금 읽어도 촌스럽다거나 하는 느낌이 조금도 들지 않는다. 물론 영화계에 직접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봤다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나는 영화를 촬영하는데는 몇번밖에 가보지 않은 초보자이고 또한 전문적인 용어는 모르는 문외한이고 영화를 일년에 몇편 보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책의 내용에만 충실히 따라갔을뿐 나머지는 잘은 모른다쳐도 요즘 시대에 읽어도 조금도 뒤쳐짐이 없어 보였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은 조감독의 세번째 서열인 서드이고 이 모든 일을 꾸며낸 것은 감독이다. 없어진 감독을 찾아가는 조감독 서드. 요즘에 나오는 책처럼 박진감은 없고 스릴감은 넘쳐 나지 않는다. 당연하다. 그는 탐정이나 형사가 아니라 단지 조감독일뿐이다. 그렇지만 그런 소소한 재미가 더하여서 이 책을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지금 시기에 쏟아져 나오는 책처럼 몇장마다 사람이 죽어나가고 연속적인 살인이 일어나고 하지는 않는다. 물론 두명이 죽기는 한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이 영화속에서 죽은 것이고 그러다보니 실제의 현실 세계로 돌아오면 그 모든 사람들이 다시 살아서 말하고 의논하고 토론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잔혹함은 훨씬 덜하다.

 

그렇지만 감독이 없어진 이후 그들이 만들어 내는 결론을 보면 여느 추리소설의 범인 찾기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비록 그 과정이 조금은 엉성할지언정 그들과 내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치하지 않다. 실제로 크리스티 여사의 책들을 읽으면서 대체 범인은 누구인걸까를 생각했던 것을 돌이켜 보면 나도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해서 이사람이 범인이다 라는 생각을 가진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 그렇지만 내가 생각한 그 모든것이 사실로 맞아 떨어지는 경우는 가뭄에 콩나듯이랄까. 나는 번번히 작가에게 농락당하고 그들과의 추리게임에서 지기만 했다.

 

이 책에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스텝들과 연기자들처럼 나도 비슷한 추리를 해냈지만 감독의 생각은 따라잡지 못했다. 그것이 비단 영화적인 기법으로 이루어진 트릭이었지만 다시 돌아가서 그 모든 것을 생각해 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영화는 찍을때 순서대로 찍지 않는다. 비슷한 장면끼리 모아서 한곳에서 촬영을 하고 그래서 연기자들은 그때그때의 감정을 맞춰야 한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무조건 컷 순서대로 찍는다. 이동을 하는 한이 있어도 일부러 그렇게 찍었다. 그래 놓고서는 감독은 결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가 원하는 모두를 속일수 있는 엔딩은 무엇이었을까. 또 그는 왜 조감독인 내가 찾으러 갈때마다 없어졌던 것일까. 궁금하면 직접 볼 일이다.

 

참고로 이 책에서는 수많은 영화들이 나온다. 각주를 달아 놓을만큼 전문적인 영화들이지만 영화를 잘 모르는 내가 각주를 직접 찾아서 읽지 않고 그냥 넘어가도 이해가 될정도니 넘어가도 좋고 궁금하다면 뒷편에 놓인 각주를 찾아 볼 일이다.